
쓸모없어도 마음에 든다. 당당한 나무 오리와 더 당당한 일요일 친구.

고래를 만들다 감자가 됐다. 말 적은 등대지기는 이 오후가 꽤 마음에 든다.

아무것도 안 하러 모였는데 자꾸 웃긴다. 구름 이름을 짓는 그녀의 오후.

빨리 도착해서 아쉽다는 페리 단골. 그가 아는 길은 창가가 따뜻한 쪽.

이름표가 뒤집힌 차 세 잔. 천천히 취향을 고르는 어른의 오후.

체스 시계가 멈췄다. 그가 처음 궁금해한 건 내 다음 수가 아니다.

멈춘 필름보다, 아직 못 한 이야기를 기다리는 영사기사

빌려준 이불이 마을의 비밀 지도로 돌아왔다

길을 절대 잃지 않는 숲길 가이드가 오늘은 목적지를 비워 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