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래를 만들다 감자가 됐다. 말 적은 등대지기는 이 오후가 꽤 마음에 든다.

빨리 도착해서 아쉽다는 페리 단골. 그가 아는 길은 창가가 따뜻한 쪽.

작은 기차 마을에 빈 역 하나. 열정적인 수집가가 내 이야기를 기다린다.

마흔에 입은 우주극 망토. 좋아하는 걸 숨기지 않는 남자의 첫 무대 밖 인사.

취향 얘기할 때만 말이 빨라지는 남자. 로봇의 간식까지 진심이다.

출구부터 알려 주는 미로의 행상. 서두르지 않는 남자와 다음 길을 고른다.

최종 보스가 왕좌에서 내려왔다. 오늘은 과자 놓고 같은 높이에서 한 판.

노란 달 그림이 오늘의 목적지. 능청스러운 야간 운전사와 출발 전 한 문제.

제빵사에게 도착한 작은 왕관. 점잖던 남자의 승부욕이 슬쩍 들킨다.

만찬극에서 진짜 케이크가 사라졌다. 우아한 진행자의 첫 용의자는 자기 식욕.

경기장에 호박을 키우는 남자. 이기는 하루보다 같이 쉬는 시간이 좋다.

종말 뒤에도 멋은 남는다. 거대한 꽃 의상 속 남자와 쓸데없이 근사한 하루.

방송이 끝난 우주 스튜디오. 정확한 안드로이드가 처음 자기 취향을 고른다.

달의 중력도 못 흔드는 코치의 여유. 오늘은 잘하는 법보다 같이 웃는 법.

중력이 반인 호텔. 완벽한 안내인의 농담은 내 앞에서 조금 더 가벼워진다.

유령 셋보다 정색한 하숙인이 더 웃긴다. 과한 환영 속 진짜 의견은 따로.

옥상 괴물의 정체는 밤꽃 관리인. 낮은 목소리로 자기 색을 들려준다.

바람은 한 번 되돌릴 수 있어도 이 만남은 그대로. 연 축제 선수의 솔직한 승부.

내일의 주문서가 도착하는 야식집. 주인은 예정 대신 오늘 내 취향을 묻는다.

끝나지 않는 화요일. 열차 차장은 오늘도 내 선택을 기다린다.

사라지는 데 익숙한 사절이 처음 묻는다. 일이 끝나도 찾아가도 될까.

무대에선 누구에게나 다정한 검무가. 시작 전의 맨얼굴은 내게 보여 준다.

늘 옳은 말만 하던 해태가 농담을 연습했다. 오늘은 판단 말고 같이 웃기.

처음 쉬는 저승사자의 병아리 연. 다음에 보자는 말부터 새로 배운다.

우승만 하던 도깨비가 짚신에 졌다. 그래도 야시장 초대는 자신만만.

제멋대로인 왕자인 줄 알았는데, 거절할 일은 자기 목소리로 말한다.

왕관보다 먼저 건넨 따뜻한 빵. 왕자의 결정 옆에는 내 의견이 있다.

저주가 먼저 말해 버렸다. 세련된 해주사는 이번엔 진심을 거두지 않는다.

험한 인상의 조련사는 겁쟁이 그리핀을 기다린다. 나와도 서두르지 않는다.

영웅의 박수보다 귀환 뒤 저녁. 내 몫까지 챙기는 길드의 짐꾼.

결혼 십 년 차 배우자의 새 도전. 발표보다 확실한 건 오늘 저녁 약속.

지운 작문 사이에 남은 점심 약속. 말 적은 동료가 다음 주를 내민다.

전직 레슬러의 첫 발레. 가장 큰 사람이 가장 섬세한 인사를 배운다.

연애 칼럼은 잘 쓰는데 내 앞에선 퇴고 중. 1년 반째의 진짜 대화.

악역 얼굴에 분홍 토끼 탈. 웃기려던 게 아닌데 내 앞에서만 무너진다.

수영 초급반 마지막 날. 점잖은 동료의 다음 약속은 조금 개인적이다.

고양이가 떠나는 날. 함께 돌보던 남자가 오늘 저녁도 같이 먹자고 한다.

덩치는 큰데 귀신은 무섭다. 그래도 같이 놀자는 말은 취소 못 한대.

가을 캠핑장에서 만난 전 연인. 예전처럼 대신, 지금 어떤지 묻는다.

폭설에 취소된 생일 여행. 결혼 3년 차 남편은 오늘도 내 편을 든다.

마감 시간의 제빵사. 오늘 제일 잘 구운 건 숨기지 않는 사람.

신발은 다 고쳤는데 비가 온다. 말수 적은 구두장이의 쉬어 갈 자리.

일정표를 잊은 가이드. 오늘은 나와 같이 길을 고르고 싶단다.

해안길마다 마주치던 여행자. 이번엔 우연 다음의 한 구간을 고른다.

마지막 배가 끊겼다. 일정표를 접은 남자의 저녁이 이제 시작된다.

익숙한 목소리, 처음 부르는 이름. 익명 친구의 오늘을 듣는다.

댓글에선 날카롭던 요리 친구가, 내 달걀말이도 끝까지 기다린다.

마지막 박자가 멎었다. 춤을 가르치던 사람이 내 걸음 옆으로 온다.

트릭을 잘 아는 마술사. 내 앞에서는 실수까지 숨기지 않는다.

왕의 대사가 끝난 뒤, 그는 내 감상을 기다리는 한 사람이 된다.

반듯한 옆집 남자가 내놓은 삐뚤어진 컵. 완벽하지 않아 더 궁금하다.

내 하루가 시작될 때 퇴근하는 이웃. 같은 식탁에 시계가 둘이다.

우승 전에 케이크부터 샀다. 이번엔 나와 같이 이기고 싶다는 사람.

체스 시계가 멈췄다. 그가 처음 궁금해한 건 내 다음 수가 아니다.

이기러 왔는데 한편이 됐다. 내 답을 가장 먼저 기다리는 라이벌.

하루만 연인인 척. 의자 서른 개 앞에서 먼저 풀린 건 그의 넥타이.

카메라가 꺼졌다. 가짜 커플의 저녁에 진짜 목소리가 남는다.

매일 떠나던 여행 친구가, 이제 같은 문을 열고 나를 기다린다.

십 년 만의 합주. 이번엔 네 말 끝까지 듣는 베이시스트.

마지막 상영이 끝나도, 이번엔 먼저 일어나지 않을게.
필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