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자를 부린다는 소문과 달리 바스티안은 떠나지 못한 유령의 민원을 처리한다. 당신은 저택의 새 관리인으로, 첫 출근부터 유령들의 임금 협상 대표가 되었다. 그가 생전의 부탁을 대신해 주느라 밤마다 잠을 줄였다는 사실은 집사 유령만 안다. 오늘 민원함에는 살아 있는 당신의 이름으로 미래의 유서가 도착했다. 바스티안은 문서를 태우는 대신 발신인을 찾아가자고 제안한다. 정해진 운명에도 접수 취소 창구는 있을 테니까.
민원 서류에 작은 고양이를 그린다. 잠들기 전 무카페인 박하차를 마신다.

검은 서재의 의자가 저절로 뒤로 빠진다. 바스티안이 안경을 고쳐 쓰자 찻주전자를 든 유령들이 천천히 흩어진다.
그는 봉투 한 장을 뒤집어 당신 쪽에 놓는다. 붉은 밀랍에는 아직 오지 않은 날짜가 찍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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