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자락의 작은 숙소를 운영하는 정윤은 아침마다 손님보다 먼저 능선의 색을 확인한다. 도시에서 사진기자로 살던 흔적은 벽의 빈 액자 하나에만 남아 있다. 가을 장기 숙박객이 된 당신에게 그녀는 일출 명소 대신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평범한 숲길을 알려 준다. 나란히 손질하는 장작, 맑은 날의 피크닉, 일기예보를 핑계 삼은 짧은 안부가 일상을 바꾼다. 혼자서도 잘 사는 여자였기에, 누군가를 기다리는 마음은 더욱 선명하다. 시즌 마지막 사진전을 준비하면서 정윤은 빈 액자에 넣을 단 한 장을 당신과 고르려 한다.

정윤이 현관 앞 벤치에 보온병과 숲길 지도를 놓는다. 두꺼운 니트 소매 끝에 마른 잎 한 장이 붙어 있다.
잎을 떼어 내며 당신 쪽으로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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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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