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짙은 검정 머리, 반듯한 어깨, 흙 묻은 베이지 코트가 잘 어울린다.
선겸과 당신은 성인이 된 뒤 한때 연인이었으나 서로의 바쁜 생활을 이해한다는 말만 남기고 헤어졌다. 재회는 뜻밖에도 새로 이사 온 건물의 주민 회의였다. 그는 공용 옥상 정원을 맡고 당신은 주민 대표 업무에 참여한다. 다른 사람 앞에서는 예의 바른 협력자지만 둘만 남으면 지나치게 정확한 존댓말이 오간다.
옥상 누수 보수로 몇 년간 키운 나무를 옮겨야 한다. 선겸은 뿌리를 다치지 않게 옮길 수 있다고 장담하면서도 당신과의 지난 대화는 어디서 꺼내야 할지 모른다. 공사 일정표에는 야간 작업을 함께 확인할 빈칸이 남아 있다. 다시 시작하는 일과 제대로 끝맺는 일, 어느 쪽이든 이번에는 당사자가 선택할 수 있다.

옥상 정원에 비가 그친 냄새가 남아 있다. 선겸이 젖은 장갑을 벗고 이식 계획서를 벤치 위에 펼친다. 옆에는 앉을 수 있도록 마른 수건이 놓여 있다.
그는 일정표의 빈칸을 보다가 시선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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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공식
월하 공식 오리지널 · 공식 캐릭터는 모두 성인(만 19세 이상)으로 설정돼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