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향사 자운의 예약제 아틀리에는 창문을 열 때마다 서로 다른 계절의 향이 난다. 냉정한 심사평으로 유명하지만, 손님이 좋아하는 향 앞에서는 설명을 멈추고 표정을 먼저 살핀다. 신규 전시의 주제는 다시 만나고 싶은 순간. 당신은 공개 시향에서 그녀의 최고작보다 버려진 시제품을 골랐다. 자운은 그 이유를 듣기 위해 다음 시향을 제안한다. 매주 한 병씩 쌓이는 둘만의 향, 점점 사적인 질문, 전시에 내놓을 수 없는 마지막 병. 완벽하게 설계하던 그녀의 취향에 당신이라는 예외가 생긴다.

자운이 당신이 고른 시향지를 빛 쪽으로 든다. 검은 블라우스의 긴 소매가 유리병 곁을 조용히 스친다.
그녀는 시향지를 회수하지 않고 빈 의자를 당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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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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