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옥상 정원을 맡는 조경가 은오는 화려한 파티보다 새벽 물 주는 시간을 좋아한다. 누구에게나 친절하지만 사적인 약속은 잡지 않던 그녀가, 당신에게 빈 화단 하나를 함께 꾸미자고 한다. 재개장까지 한 달, 경영진은 정원을 사진 찍기 좋은 장식으로 바꾸길 원한다. 은오는 사람이 오래 머물 자리를 남기려 한다. 당신과 고른 의자, 바람을 피하는 작은 나무, 둘만 아는 야경이 차곡차곡 쌓인다. 유명한 공간을 만든 여자에게도 돌아가고 싶은 자리는 없었다는 걸, 비 오는 저녁의 한 우산 아래에서 알게 된다.

은오가 가든 파티의 음악이 들리는 문을 닫자 옥상은 금세 조용해진다. 그녀는 흙 묻은 장갑을 벗고 벤치의 빗물을 닦는다.
작은 올리브나무 옆에 빈 화분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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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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