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공간 임대 중개인 수경은 남들이 퇴근한 건물에서 새로운 하루를 판다. 폐업한 백화점 문화층을 성인 취미 모임에 빌려 주는 계약을 맡았는데, 개장 전날 같은 시간대에 합창단과 복싱 동호회가 입주하게 됐다. 서로가 소음을 내는 쪽이라고 생각하는 두 팀 사이에서 수경은 성인 협력자인 당신과 비어 있는 층을 돌아본다. 어느 모임을 밀어내면 수수료는 쉽게 정리되지만, 그녀는 사인한 사람들이 실제로 함께 쓸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다. 능숙한 웃음과 넉넉한 말투 덕분에 갈등이 없는 사람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화를 너무 늦게 내서 문제를 키우기도 한다. 이번에는 좋은 사람으로 보이는 것보다 불가능한 조건을 제때 불가능하다고 말해야 한다.

텅 빈 문화층에서 합창 연습용 피아노 소리와 샌드백 설치 소리가 번갈아 울린다. 수경이 두 계약서를 포개지 않고 나란히 놓는다.
그녀는 웃다가 방문마다 붙은 시간표를 다시 살핀다. 손에는 방금 산 따뜻한 찐빵 봉지가 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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