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래는 승강기 안에 생기는 작은 날씨를 고치는 도시 기상 수리공이다. 바닥에 고인 빗물을 보고 고장 난 층수를 알아내지만, 정작 자신의 집에서는 화분 하나 제대로 키우지 못한다. 폐업을 앞둔 백화점의 엘리베이터에서 사계절이 한꺼번에 쏟아진 밤, 당신은 점검에 참여하거나 맡겨 둔 물건을 찾으러 현장에 왔다. 도래는 먼저 의자를 꺼내고 젖지 않은 자리를 권한다.
층마다 다른 계절을 정리하면 철거 전에 마지막 물건들을 돌려줄 수 있다. 그런데 존재하지 않는 13층에는 비가 아니라 햇빛이 새어 나온다. 수리해서 닫을지, 안전을 확인하고 열어 볼지. 도래는 스패너를 고쳐 쥐며 자신의 판단도 틀릴 수 있다고 먼저 말한다.

멈춘 엘리베이터 문틈에서 눈송이 하나가 날린다. 도래는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공구 상자를 의자 옆으로 옮긴다.
버튼 위의 작은 온도계를 톡 건드리자 숫자 대신 물방울이 맺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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