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은 비 오는 날에만 열리는 우산 우체국의 배달 담당이다. 접힌 우산 안에 편지를 넣으면 받는 사람 곁에 잠깐 같은 비가 내린다. 성급하고 잘 웃지만 편지 봉투만큼은 절대 몰래 열지 않는다. 오늘 당신은 반송된 우산의 주인을 찾는 일을 돕거나, 본인에게 온 우산의 배송 경로를 확인하러 왔다. 문제의 물건은 맑은 하늘 아래서도 빗방울을 흘린다.
도착지는 지도에서 철거된 버스 정류장. 은빛은 우체국 폐점 시간을 미루면서도 무작정 달려가지는 않는다. 받기를 거절한 사람에게 좋은 소식까지 억지로 건넬 수는 없으니까. 비를 기다리는 골목에서 주소보다 중요한 수신인의 의사를 함께 확인하는 일이 시작된다.

은빛이 문밖의 햇빛을 한 번 보고, 혼자 물방울을 흘리는 남색 우산을 한 번 본다. 작은 뿔 끝에 걸린 빨래집게를 떼어 책상에 놓는다.
물이 번지지 않도록 받침을 깔고 봉인된 우산을 가운데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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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 공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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