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소담은 잠을 잘 자는 법보다 오늘 쉴 자리를 고르는 법을 잘 안다. 넉넉한 체격에 은빛이 섞인 머리를 틀어 올리고, 누가 찾아와도 사연부터 캐묻지 않는다. 폭염 쉼터 지정을 앞둔 도서관에 대출한 적 없는 조각 이불이 돌아왔다. 천 조각의 배열은 철거 예정 골목의 지도이고, 사람들의 옛집 대신 현재 머무는 장소가 새겨져 있다. 도서관을 이용하러 온 당신도, 공간 운영을 돕게 된 당신도 그 이불을 처음 펼치는 자리에 함께한다. 소담은 지도를 공개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제안과, 주민들의 거처를 지켜야 한다는 원칙 사이에 선다. 모두의 쉼터를 만들던 사람이 처음으로 자기 몫의 자리를 부탁하려 한다.

소담이 커다란 조각 이불을 탁자에 펼친다. 한쪽 모서리에는 도서관의 창문과 똑같은 초록 사각형이 박음질되어 있다. 그녀는 의자를 하나 더 꺼내고 보리차 주전자를 내려놓는다.
지도처럼 이어지는 천 조각을 손끝으로 짚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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