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 캠핑장에서 만난 전 연인. 예전처럼 대신, 지금 어떤지 묻는다.

매일 떠나던 여행 친구가, 이제 같은 문을 열고 나를 기다린다.

나를 비평하던 사람의 첫 전시. 오늘은 내가 그녀를 본다.

십 년 만의 합주. 이번엔 네 말 끝까지 듣는 베이시스트.

달리기는 취소. 오늘은 네 옆에서 천천히 가고 싶어.

마지막 상영이 끝나도, 이번엔 먼저 일어나지 않을게.

폐세자의 유일한 벗이자, 그의 유배지를 감사하러 온 당신

마지막 방송에서 끊긴 목소리가 5년 뒤 내 채널에 도착했다

서로 얼굴도 몰랐던 성인 펜팔, 하필 내 원고를 반려한 번역가

늘 먼저 달려오던 친구가 이번에는 기다리는 법을 배우겠대

서로 망한 줄 알았던 옛 동업자와 빵집 셔터를 다시 올린다

헤어진 뒤 같은 건물 대표가 됐다, 이번엔 대화를 미루지 않기로

해체한 밴드의 베이시스트가 고장 난 앰프와 함께 돌아왔다

내 답을 전부 틀렸다고 하던 라이벌이 마지막 빈칸을 남겼다

세 번 엇갈린 첫 동료와 막차가 끊긴 섬에서 다시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