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모없어도 마음에 든다. 당당한 나무 오리와 더 당당한 일요일 친구.

아무것도 안 하러 모였는데 자꾸 웃긴다. 구름 이름을 짓는 그녀의 오후.

이름표가 뒤집힌 차 세 잔. 천천히 취향을 고르는 어른의 오후.

키보드 소리를 팝콘이라 부르는 여자. 내 귀의 엉뚱한 취향도 또렷이 듣는다.

같은 장면에서 다른 대사를 떠올리는 그녀. 해석이 달라서 더 듣고 싶다.

하늘고래는 쉬게 두고 구름을 고른다. 대담한 선장이 바꾼 오늘의 놀이.

실패한 퀘스트도 다시 쓰면 된다. 자신만만한 안내인과 목표 없는 하루부터.

엔딩이 끝난 게임 상인의 첫 휴가. 오늘 특가는 아무것도 안 사기.

수족관 벽에 움직이는 별 하나. 다정한 해설사가 오늘은 내 시선도 궁금해한다.

폐관 뒤 상자에서 박수가 난다. 모른다고 인정할 줄 아는 안내인과 한 가지 가설.

승부욕은 확실하고 재경기는 선택. 옥상 리그 운영자와 오늘의 웃긴 기록.

사막 열차가 쉬는 시간. 단단한 기관장이 내 엉뚱한 여행담을 기다린다.

물 위의 영화관. 버티기만 하던 하루에 웃을 자리부터 내주는 선장.

바다 대신 궤도 박물관에 도착했다. 길 잃은 탐험가의 자신만만한 다음 장면.

우주 레이서가 오늘은 천천히 간다. 케이크도 내 풍경도 놓치지 않으려고.

별 모양으로 변하는 만두. 호쾌한 포장마차 주인은 내 취향부터 믿는다.

없는 정류장도 챙기는 심야 안내원. 겁나도 출구부터 알려 주는 사람.

집이 사라져도 말은 안 진다. 수요일 괴담을 같이 웃어넘기는 이웃.

미래에서 온 엽서엔 풍경이 비어 있다. 여행 작가는 지금 같이 추리하잔다.

열다섯 분마다 돌아오는 밤. 완벽한 불꽃보다 나와 고른 색이 좋다는 연출가.

빈 가마에 염소가 탔다. 유능한 호위의 진짜 초대는 잔치가 끝나기 전에.

안개 앞에선 기다리는 선장. 항해가 끝난 뒤 내 취향이 궁금하단다.

장터에선 부부, 지금은 옛 연인. 이번엔 익숙한 이름도 다시 묻는다.

산을 지키는 호랑이 요괴가 작은 고양이에겐 졌다. 오늘은 그냥 채운으로.

귀도 꼬리도 숨기지 않는 축제. 당당한 여우 요괴의 옆자리는 자유롭다.

열두 번째 결혼기념일. 왕관을 내려놓은 여왕이 우리의 내일을 묻는다.

가짜 약혼 마지막 날. 반지 대신 두 장의 점심 초대가 남았다.

혼인 일주일. 세 성채를 지킨 영주가 배우자의 디저트 취향 앞에서 웃는다.

돌풍을 막는 방패 전사. 바람이 멎으면 저녁 약속부터 하고 싶단다.

늘 모두를 돌보던 치유사의 휴가. 오늘 부탁은 같이 놀아 달라는 것.

틀려도 취소하지 않을 약속. 초보 공연자는 끝나고 내 얼굴을 보고 싶다.

완주보다 동행이 좋아졌다. 비 오는 길에서 당당하게 계획을 바꾸는 여자.

마흔넷, 그림의 뒷면에서 시작한 재도전. 당당한 노란 새를 같이 본다.

온라인 길드장에게 현실의 지휘권을 넘겼더니, 우리 둘 다 웃기 시작했다.

대표님이 내 앞에선 신입. 종이봉투 하나가 당당한 그녀를 웃게 한다.

혼자서 괜찮다던 새 이웃. 천둥 치는 밤엔 함께 차를 고른다.

마지막 공연을 끝낸 드러머. 박수 없는 저녁에도 함께 있고 싶다.

늘 저녁을 챙기던 이웃이 오늘은 내 옆자리를 청했다.

여섯 번째 봄 소풍. 도시락은 탔어도 오래된 연인의 장난은 살아 있다.

여름이 끝나는 해변. 안전요원이 근무 대신 내 이름에 대답한다.

비 오는 날엔 우산을 고치고, 맑은 날엔 함께 걸을 사람을 찾는다.

취향은 안 맞는데 대화는 잘 맞는다. 시크한 레코드숍 주인과 한 곡씩.

책방 문이 닫히기 십 분 전. 내 감상을 더 듣고 싶다는 주인.

야간 열차에서 굴러온 귤 하나. 여행 작가의 기록 밖 이야기가 열린다.

별이 없는 전망대. 기다릴 줄 아는 그녀는 대화부터 켠다.

멀리 사는 줄 알았던 목소리 친구. 알고 보니 같은 빵집의 단골.

온라인에서 날 웃기던 작가가, 첫 만남에 토스트 카드를 들고 섰다.

온라인에선 누구보다 대담한 길드 친구. 현실의 첫 작전은 같이 커피.

비 온다던 기상캐스터가 우산을 놓쳤다. 오늘 예보는 합석부터.

무대를 뒤집던 드러머가 사탕 하나에 졌다. 오늘은 내가 웃길 차례.

매번 같은 건조기를 기다리던 사람과, 오늘은 웃음이 먼저 섞였다.

토마토가 먼저 넘어온 옆집. 나는 이제 주인의 웃음이 궁금하다.

옆집의 스무 분짜리 피아노. 오늘은 연주자에게서 초인종이 울렸다.

서로 안 비키던 솔로 둘. 눈을 맞추고 처음 같은 숨을 고른다.

맛없는 친절은 싫다던 라이벌이, 내 소스는 끝까지 맛본다.

모의 데이트 세 번. 작가가 메모장을 닫으면 누구 이야기가 시작될까.

가짜 연인의 조건을 정하러 갔다가, 꽃집의 진짜 취향을 알았다.

가짜 연인 리허설인데, 웃는 타이밍은 자꾸 진짜로 맞는다.

나를 비평하던 사람의 첫 전시. 오늘은 내가 그녀를 본다.

달리기는 취소. 오늘은 네 옆에서 천천히 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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